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식욕억제제의 심각한 부작용을 다뤘습니다. 실제로 남자배우 A씨도 식욕억제제 부작용으로 마약류 복용 후 환각 증세 등과 유사한 이상행동을 겪었습니다.
배우 A씨는 허공에 주먹을 날리는가 하면 길에서 누웠다 일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는 이상 행동으로 달리는 차에 갑자기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뉴스에서 배우 A씨의 CCTV 영상을 봤다는 김은자 씨(가명)는 남들에겐 기괴하게 느껴졌던 그 모습이 그에겐 익숙한 광경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딸 박혜수 씨(가명) 역시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없이 밝고 건강했던 딸이 변하기 시작한 건, “스스로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고 얘기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어 점점 폭력적 모습을 보이던 딸은 어느 날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고는 라이터로 김 씨를 불붙여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의정부에서는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방화범은 불이 난 집에 살던 딸 천 씨(가명)였습니다. 가족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실제로 라이터를 꺼내들고 불을 붙였다고 전해졌습니다. 천씨는 문제없이 평범했던 딸이었다고 부모는 설명했습니다.
거리에서 이상 행동을 보인 배우 양 씨,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는 박 씨, 그리고 진짜 불을 낸 천 씨.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세 사람에겐 놀랍게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들 모두, 체중 조절을 위해 어떤 알약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식욕억제제 ‘나비약’
새벽부터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부작용은 있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확실하다는 약을 받기 위해서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의사는 “하루 2번만 먹어라. 두근거리고 울렁거리고 잠 못 자고 그런 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한 뒤 면담 4분 만에 한달치 약을 처방해줬습니다. 처방전에는 2종류의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포함해 모두 7종의 약이 들어있었습니다.
비만치료로 입소문 난 서울의 한 비만 클리닉 의원에도 새벽같이 몰려 줄을 섰다. 대기실에서는 불안장애, 우울감 등에 대해 묻는 질문지를 나눠줍니다. 처방받고 싶은 약물 종류의 강도를 환자가 선택하게 돼 있었습니다.
의사는 환자가 작성한 질문지 내용에 대해 묻지 않고 2분 만에 약을 처방해 줬습니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일절 하지 않고, 설문지 하단에 적힌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치료가 필요 없는 이들에게도 너무나 쉽게 약 처방을 해줬습니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표준체중까지만 빼준다, 그 이상은 처방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의사는 이미 표준체중인 실험자에게 부작용에 대한 설명 없이 약을 처방했습니다.
처방받은 약을 살펴보니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와 신경안정제 뿐만 아니라 비염약, 유산균, 이뇨제, 소화제, 변비약 등의 의약품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전문가는 “이뇨제도 몸 안에서 수분을 빼내는 역할을 하니 일시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작진은 미국, 일본, 독일 약사들에게 처방된 약에 대해 물었습니다. 독일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는 “몸이 힘들겠구나 싶다. 비슷한 약을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 약을 쓰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약사는 “메인으로 처방한 건 식욕억제제지만 그 외에도 신경안정제 등을 추가로 처방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약사는 “투망식 투여라고 할까. 이런저런 약을 한꺼번에 던지면 뭔가 잡히겠지 하는 발상에서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처방했다. 살이 일단은 빠질 수 있겠지만 부작용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약을 먹은 상당수가 우울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손쉽게 처방받은 다이어트약이 자신의 일상을 망칠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제보자들은 전했습니다.
1.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 약은 ‘나비약’이란 이름으로 다이어트에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으로
병원에선 나비약에 대한 어떠한 부작용은 설명하지 않고 2~4분 내에 처방해 줌.
2. 약을 먹은 상당수가 우울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함.
3.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면 실생활에서 위험행동을 하거나 건강 이상을 초래하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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