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개고기 응원가 멈춰라” 개고기송 뭐길래..?

박지성 개고기 응원가

Park~ Park~ (박지성~ 박지성~)
where ever you may be (네가 어디에 있든)
you eat dogs in your country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It could be worse, you could be scouse (네가 스카우저라면 더 심해질 수도 있어)
eating rats in your council house! (걔들은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으니까!)

위에 있는 가사는 일명 ‘개고기송’으로 박지성을 응원하고 리버풀 FC를 조롱하기 위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부른 응원가입니다. 이 응원가는 2005년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한 직후에 등장한 것으로, 박지성이 은퇴한 지금도 불리고 있는 가사입니다.

‘한국인들은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 응원가는 문화혐 표현이 사용된 노래라며 비판을 받았습니다. 가사에 ‘스카우저(scouse)’라는 표현도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리버풀 토박이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스카우저들이 집에서 쥐를 잡아먹는다”라는 가사는 리버풀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리버풀이 산업 침체로 인해 궁핍한 시절을 겪었던 것을 조롱하는 의미입니다.

개고기 응원가는 아시아인을 비롯해 리버풀 지역 주민들을 비하한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개고기를 먹는 한국의 문화 혐오 표현이 사용되었고, 영국인들의 인종 차별과 아시아인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고기송 멈춰달라”

현지시각 3일, 박지성은 맨유가 직접 제작하는 ‘UTD 팟캐스트’에 출연해, 개고기송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박지성은 처음 응원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며 팬들에게 자신의 응원가를 부르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당시 개고기를 먹는다는 가사가 불편했지만 어린 나이였고, 영국 문화도 몰랐기 때문에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맨유 팬들이 당시 공격적 의미를 전혀 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더는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어쩌면 한국인들에게 인종적 모욕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지성 인터뷰>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이번 기회를 빌어 더 명확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대략 15년 전 즈음일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잉글랜드로 이적하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0’에서 시작을 해야 하고 적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PSV로 입단했던 시절, 환경이 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때문에 처음 그 응원가를 들었을 당시에는 매우 자랑스럽게 느꼈다. 왜냐하면 팬들이 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선수의 입장에서 자신만의 응원가가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개고기를 먹는다는 가사에 대해 들었을 당시 불편하기도 했다. 그런 가사가 허용되는 것인지,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그런 부분 역시 내가 적응을 해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였고, 잉글랜드의 문화도 몰랐다. 그래서 내가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많은 부분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팬들이 나를 위해 나쁜 응원가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팬들이 선수를 위해 응원가를 만들 때에는 응원을 하고, 에너지를 주고 또 선수가 자랑스럽기 때문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선수 시절 그 부분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 15년이 흘렀다. 그리고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한국 선수가 맨유와의 경기가 있던 날 울버햄턴에 입단했다. 그리고 맨유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렀다. 그때 뭔가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어쩌면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5년 전 내가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시간이 변했고, 모든 것이 변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쩌면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곳에서만 존재하는) 고정관념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의 젊은 세대들은 개고기를 먹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개고기를 파는 식당 차제를 상상을 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일들은 요즘에는 찾아보기 정말 힘든, 아주 오랜 과거의 모습이다. 문화도 바뀌었다. 그래서 그가 그 응원가를 듣게 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물론 맨유 팬들이 당시 공격적인 의미를 전혀 담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우리 맨유의 팬들이 그런 내용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한국인들에 대한 인종적 모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문화를 보면 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다양한 것들이 많다. BTS도 있고, 손흥민도 선수로서 정말 잘 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들도 전 세계에서 정말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여러 가지 한국의 첨단 기술들도 많다. 팬들에게 그런 내용이 담긴 노래를 이제는 그만 불러줄 것을 부탁한다. 더 이상 누군가를 응원하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노래일 것이다.”

“그렇다. 내가 은퇴를 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팬들의 응원가를 들으면 여전히 그라운드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팬들이 만들어줬다는 사실에 여전히 자랑스럽다. 그 노래를 10년이 지난 지금도 듣는다. 당시의 불편함을 견디려고만 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또한 여전히 아직도 아시인이나 한국인으로서 그런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의 세대는 완전히 다르기에 내가 뛰던 당시의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제는 그 단어를 멈춰야 할 시기이다.”

 


[세줄요약]
1. 맨유 팬들이 박지성을 응원하고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해 ‘개고기송’을 부름.
2. 해당 응원가는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 혐오적 표현 및 인종차별이 담겨 있는 노래로 비판을 받음.
3. 박지성은 맨유 팟캐스트에 출연해 응원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부르지 말아 달라 부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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