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통령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성인 게임됐다.. 셧다운제 폐지논란
셧다운제 폐지 이슈
셧다운제는 2011년에 생긴 제도로,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하지 못하게 법으로 제한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논거입니다.
‘초통령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서비스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의 셧다운제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대신, 마인크래프트를 성인용으로 분류했습니다. 한국에서만 특정 시간대에 특정 연령층의 이용을 제한하려면 MS 측이 시스템을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셧다운제에 맞춰 시스템을 새로 개발할 필요가 없기에 결국 MS는 한국에서만 이 게임을 성인용으로 분류해버렸습니다.
셧다운제 제도가 개선이 되지 않으면 마인크래프트는 성인들만 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전망입니다. 이에 관해 청원이 올라왔으며 무려 12만명이 넘는 청원이 이어졌습니다. 10년간 이어졌던 셧다운제의 허점이 발견되며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청원 글]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를 막아주세요.
마인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는 누적 판매량 2억 건을 넘긴 글로벌 인기 게임입니다. 레고 같은 블록을 쌓아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공간을 꾸미는 게임입니다. 특히 어린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초통령(초등학생+대통령) 게임’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폭력 등 선정적인 요소가 적고 코딩 교육용으로 사용됩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는 어린이날 행사를 위해 ‘청와대 마인크래프트 맵’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속에서 따로 정해진 퀘스트 없이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건물을 짓거나 서바이벌 등 게임 요소를 즐길 수 있어 최근 화제가 된 메타버스(3차 가상세계) 게임으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왜 마인크래프트가 성인 게임이 되었는가?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개발사인 모장스튜디오 계정과 MS의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 두 가지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엑스박스 라이브는 국내에서 19세 이하 이용자의 계정 등록을 막고 있습니다. 바로 셧다운제를 피하기 위해서인데요, 이에 따라 마인크래프트를 즐기기 위해 새로 계정을 만들려던 미성년자들의 게임 접속이 원천 봉쇄됐습니다. MS 측은 ‘한국에서 마인크래프트 계정 생성 시 미성년자는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는 안내문구도 표시했습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
마인크래프트는 국내 게임심의 등급상 ’12세 이용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MS가 시스템적으로 ’19금 게임’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지난 2일 여가부는 “마인크래프트 게임의 19세 미만 청소년 대상 이용이 올해 12월부터 제한된다는 사항은 MS 사의 게임 운영 정책 변경에 따른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셧다운제가 없었다면 MS가 기형적인 계정 등록 방안을 내놓았겠느냐”며 맞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셧다운제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면을 위해 게임 이용 시간을 줄이겠다는 게 셧다운제의 목적이지만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은 게임보다 공부 시간과 연관성이 높았습니다. 또한 게임 중독 방지 측면에서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대상을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현행 셧다운제는 PC 게임만 해당하고, 모바일 게임은 제재하지 못합니다.
셧다운제 폐지 의견
최성유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은 “마인크래프트 논란과 별개로 2014년부터 ‘셧다운제 개선’을 계속 검토해왔다”며 “청소년 보호제도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노력을 하는 한편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청소년 보호 주무부처로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여야 모두 ‘셧다운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과 강훈식 의원은 지난달 말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 했습니다. 전 의원은 “셧다운제는 부모 개인정보 도용, 홍콩·미국 등 제3국을 통한 콘텐츠 다운 등 ‘사이버 망명’의 성행으로 실효성이 없다”며 전면폐지를, 강 의원은 부모 동의 하의 조건부 폐지를 내걸었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허 의원은 “게임 시간은 부모와 아이가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MS는 올해 말까지 국내 유저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MS 관계자는 “기존 19세 미만 국내 이용자와 신규 19세 미만 가입자를 위한 장기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며 “올해 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강제적 셧다운제 규제를 준수해 16세 미만 청소년은 심야 시간에 게임 이용을 제한하고, 16~18세 청소년은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나이 필터링’을 하는 방식이 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