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차리는법, 5열 순서와 음식 9가지

추석 차례상 차리는법을 찾아보면 홍동백서, 조율이시 같은 한자말부터 나와서 오히려 더 막막해지죠. 그런데 정작 상 앞에 서면 발목을 잡는 건 그런 이름이 아니라 “그래서 동쪽이 어느 쪽이냐”예요. 여기에 전을 안 부쳐도 된다는 간소화 표준안까지 나와 있어서 선택지도 넓어졌고요. 음식 종류부터 열 배치, 비용까지 순서대로 짚어볼게요.

3줄 요약

① 상의 동서는 나침반이 아니라 사진(지방)이 놓인 쪽이 북쪽이에요. 상 앞에 서서 오른쪽이 동쪽입니다.

② 성균관 표준안은 음식 9가지면 충분하다고 봐요. 전은 안 부쳐도 되고,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옛 예법 문헌에 없는 말이에요.

③ 4인 가족 차례상 장보기는 전통시장 29만 9,000원, 대형마트 39만 1,350원이었어요(2025년 추석 기준).

추석음식 종류, 뭐부터 준비하면 될까요?

차례상보다 장바구니가 먼저예요. 뭘 살지가 정해져야 상 위 자리도 정해지거든요.

국립농업과학원이 정리한 대표 추석음식은 열 가지예요. 송편, 전, 토란국, 제철과일, 잡채, 소갈비찜, 유과, 삼색나물, 수정과·식혜, 약밥. 이 중 차례상에 꼭 올라가는 건 송편, 전(적), 삼색나물, 과일 정도고 나머지는 가족이 먹는 명절 밥상 쪽에 가까워요.

삼색나물은 도라지(흰색), 고사리(갈색), 시금치(녹색)를 씁니다. 색을 맞추는 게 핵심이라 시금치 대신 취나물이나 숙주를 써도 무방해요. 토란국은 토란을 쌀뜨물에 한 번 삶아 아린 맛을 빼고 양지머리 육수에 끓입니다.

각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추석 명절음식 자료에 정리돼 있어요.

추석전은 어떤 순서로 부치나요?

전 종류는 보통 동그랑땡, 동태전, 호박전, 버섯전, 깻잎전, 산적 정도로 잡습니다.

여기서 포인트 하나. 부치는 순서를 색과 냄새 기준으로 잡으면 기름을 덜 갈아도 돼요. 호박전, 버섯전처럼 옅고 담백한 것부터 시작해서 동태전, 마지막에 동그랑땡과 산적으로 넘어가요. 반대로 고기전을 먼저 부치면 기름에 색과 냄새가 배서 호박전이 지저분해집니다.

불은 중약불로 두고, 달걀물은 부치기 직전에 입혀요. 미리 입혀두면 물이 생겨 옷이 벗겨져요.

추석 차례상 차리는법, 5열 순서대로

전통 진설은 신위 쪽부터 1열, 내 쪽으로 올수록 숫자가 커집니다. 5열이 나와 가장 가까운 줄이에요.

열음식원칙
1열메·갱·송편·술반서갱동
2열적·전(구이·부침)어동육서
3열탕류홀수로
4열나물·포·김치·식혜좌포우혜
5열과일·한과조율이시

줄별로 조금 더 풀어볼게요.

1열은 밥(메)과 국(갱)이 올라가는 자리예요. 밥은 서쪽, 국은 동쪽이라 우리가 평소 밥상 차리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추석에는 밥 대신 송편을 올리는 집도 많아요.

2열은 생선과 고기 자리.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놓고(어동육서), 생선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보게 둡니다(두동미서). 전과 산적도 이 줄 가운데에 자리해요.

3열은 탕입니다. 육탕·소탕·어탕을 놓되 개수는 1, 3, 5처럼 홀수로 맞춥니다. 요즘은 탕 줄을 아예 생략하고 4열로 차리는 집도 흔해요.

4열은 밑반찬 줄이에요. 포는 서쪽, 식혜는 동쪽(좌포우혜)이고 그 사이에 삼색나물과 김치를 놓습니다.

5열은 과일과 한과.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으로 놓는 걸 조율이시라고 불러요.

상차림에서 제일 많이 틀리는 3가지

순서를 외워도 여기서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요.

① 동쪽과 서쪽의 기준
나침반 방향이 아니에요. 사진이나 지방을 모신 쪽을 북쪽으로 칩니다. 아파트 거실에서 남향으로 상을 놓았더라도 상관없어요. 상 앞에 서서 신위를 바라볼 때 내 오른손 쪽이 동쪽, 왼손 쪽이 서쪽입니다. 이 기준 하나만 잡으면 어동육서도 좌포우혜도 헷갈리지 않아요.

② 홍동백서와 조율이시는 서로 부딪혀요
조율이시대로면 대추가 맨 서쪽 끝입니다. 그런데 대추는 붉은 과일이라 홍동백서(붉은 것은 동쪽)와 어긋나죠. 두 원칙을 동시에 만족시킬 방법은 없어요.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예법을 다룬 옛 문헌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표현 자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집안에서 지켜온 방식이 있으면 그대로 하고, 없으면 편하게 놓아도 되는 부분이에요.

③ 올리지 않는 음식
복숭아처럼 털 있는 과일, 삼치·갈치·꽁치같이 ‘치’로 끝나는 생선은 빼는 게 관례입니다. 양념도 고춧가루와 마늘은 쓰지 않고, 떡고물은 붉은 팥 대신 흰 고물로 합니다. 다만 이것도 지역과 집안에 따라 다르게 지켜온 경우가 있어서 절대 규칙은 아니에요.

전 안 부쳐도 되는 차례상, 음식 9가지 표준안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에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내놨어요. 일반 국민과 유림 모두 차례에서 가장 고쳐야 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은 설문 결과가 바탕이 됐습니다.

기본으로 제시한 음식은 여섯 가지예요.

① 송편
② 나물
③ 구이(적)
④ 김치
⑤ 과일
⑥ 술

여기서 조금 더 올리고 싶다면 육류, 생선, 떡을 더해 최대 아홉 가지로 봅니다. 기름에 지지거나 튀긴 음식은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게 표준안의 핵심이에요. 명절을 “기름에 전 부치는 날”이 아니라 가족과 뿌리를 생각하는 날로 보자는 취지고요.

같이 정리된 내용도 알아두면 편해요. 지방을 쓰기 어려우면 고인의 사진으로 대신할 수 있고, 성묘는 차례 전에 가든 후에 가든 상관없습니다. 술을 올리기 곤란한 사정이 있으면 정화수나 찻물로 대체해도 됩니다.

👍 집안에 진설을 지켜온 어른이 계시다면 → 5열 그대로 차리는 편이 뒤탈이 없어요.
👎 상 차릴 사람이 한두 명인데 5열을 고집하면 → 준비하다 지쳐서 정작 차례가 형식만 남아요.

추석 제사상과 차례상은 뭐가 다를까요?

같은 말처럼 쓰이지만 절차가 달라요.

추석 차례는 무축단잔으로 지냅니다. 축문을 읽지 않고, 술도 한 번만 올린다는 뜻이에요. 반면 돌아가신 날에 지내는 기제사는 축문을 읽고 술을 초헌·아헌·종헌 세 번 올립니다.

시간대도 갈려요. 차례는 명절날 아침에 지내고, 기제사는 밤에 지내는 게 보통입니다. 모시는 대상도 달라서 차례는 여러 대의 조상을 한자리에 함께 모시지만 기제사는 그날 돌아가신 분 한 분(과 배우자)만 모셔요.

그래서 추석제사상이라고 검색해서 나온 기제사 진설도를 그대로 따라 하면 술잔 수와 절차가 어긋납니다. 차례 순서는 강신 → 참신 → 헌작 → 계반삽시 → 사신 → 철상 → 음복 정도로 잡으면 무리가 없어요. 축문이 없으니 합문(문 닫고 기다리는 절차)도 생략하는 집이 많습니다.

차례상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한국물가정보가 2025년 9월 14일 발표한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 조사예요. 4인 가족 기준으로 이렇게 나왔습니다.

전통시장 299,000원 / 대형마트 391,350원

차이를 숫자로 풀어보면 이래요.

391,350원 − 299,000원 = 92,350원
92,350원 ÷ 391,350원 × 100 = 약 23.6%

전통시장이 9만 2,350원, 비율로는 4분의 1가량 쌉니다. 4인 가족이니 1인당으로 나누면 전통시장은 299,000원 ÷ 4 = 74,750원, 대형마트는 391,350원 ÷ 4 = 97,838원이에요. 전통시장 비용은 전년보다 3,500원(1.2%) 줄어든 금액이라 4년 만에 20만 원대로 내려온 셈이고요.

완제품 차례상 주문을 알아본다면 이 금액이 기준선이 됩니다. 직접 장을 봐서 차렸을 때 30~40만 원이 드는 구성이니, 주문 견적이 그보다 크게 높다면 품목 수와 중량을 항목별로 따져보는 게 좋아요.

2026년 추석, 언제부터 준비할까요?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에요. 연휴는 9월 24일(목)부터 26일(토)까지 사흘이고, 그다음이 일요일이라 연차 없이도 나흘을 붙여 쉴 수 있습니다. 음력 날짜가 궁금하면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보관 기간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장보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① 9월 11일 무렵(2주 전) — 한과, 유과, 건나물, 잡곡, 냉동 동태포처럼 오래 두는 것부터.
② 9월 18일(금)~20일(일), 이레 전에서 닷새 전 — 산적용 소고기와 갈비는 정육점에 미리 예약. 명절 직전엔 원하는 부위가 빠지기 쉬워요.
③ 9월 22~23일(2~3일 전) — 사과, 배, 감 같은 과일과 생선, 두부, 채소. 신선도가 중요한 품목이라 이때가 적당해요.
④ 9월 24일(연휴 첫날) — 나물 무치고 전 부치기. 전은 하루 전에 부쳐 식혀두면 아침이 여유로워요.
⑤ 9월 25일 아침 — 밥과 국, 탕만 새로 끓여 상을 차립니다.

2026년 차례상 비용 조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어요. 한국물가정보가 매년 추석 3주 전쯤 발표하니 9월 초에 다시 확인하면 올해 물가가 반영된 금액을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홍동백서와 조율이시 중 어느 쪽이 맞나요?

둘 다 옛 예법 문헌에는 없는 표현이에요.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도 이 점을 밝히면서 배치는 가족이 정하면 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집안에서 이어온 방식이 있으면 그걸 따르는 게 가장 무난해요.

Q. 지방 대신 사진을 올려도 되나요?

됩니다. 표준안에서 사진 사용을 명시적으로 허용했어요. 지방을 쓴다면 아버지(考)를 왼쪽, 어머니(妣)를 오른쪽에 씁니다.

Q. 송편은 밥 자리에 올리나요?

추석에는 밥과 국 대신 송편을 1열에 올리는 집이 많아요. 밥과 송편을 함께 올리기도 하고요. 어느 쪽이든 틀린 건 아닙니다.

Q. 탕을 꼭 3가지 준비해야 하나요?

개수를 홀수로 맞추는 게 관례라 하나만 올려도 됩니다. 탕 줄을 아예 생략하는 집도 적지 않아요.

정리하면 이래요. 방향은 사진이 놓인 쪽을 북쪽으로 잡고, 줄은 1열 밥·국부터 5열 과일까지 순서대로, 가짓수는 집안 사정에 맞춰 여섯에서 아홉 사이로 정하면 충분합니다.

※ 2026년 8월 기준으로 정리했어요. 차례상 비용은 2025년 추석 조사 결과이고, 진설 방식은 지역과 집안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