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자존심을 건 빌딩 건설 일화 –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비하인드 스토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사진: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이 사진은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건물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입니다. 이 건물은 말레이시아의 랜드마크로 유명합니다. 대한민국과 일본 회사가 공동으로 지은 것이며 양측이 상대보다 빨리 건설하기 위해 경쟁을 펼친 이야기가 있습니다.

1992년 12월 삼성물산은 입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철근콘크리트 형태의 50층 이상 건물을 완공한 실적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삼성건설이 지은 최고층 건물은 25층짜리 삼성생명 빌딩이 전부였습니다. 초고층 시공실적이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했기에 과정이 험난했습니다.

 

영국 업체와 손을 잡게 됐지만 불참을 통보했고, 삼성은 한국의 극동건설과 손을 잡게 됩니다. 자격심사 기준에 맞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 정부가 싸고 빠르게 건물을 완공할 방법은 한일 민족감정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으로 건물을 빨리 지을 수 있다고 판단해 대한민국을 채택합니다.

타워1은 일본이 타워2와 브리지는 한국이 한 동씩 나누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공사 시작부터 현장은 한-일간 자존심 대결이 팽배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본에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라는 격언이 있던 정도였기에 양국 건설사 간의 경쟁은 치열했습니다.

1993년 11월 삼성물산 시공팀이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일본의 하자마 건설은 우리나라를 한참 앞서 나가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35일 늦게 현장을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하자마건설은 일제 때 수풍수력댐과 경부선 철도를 건설한 세계적 건설회사였습니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에서 한 개층을 올리는데 평균 일주일이 소요되므로 정상적으로 27개월의 짧은 공기를 맞춰야 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일주일이 아닌 4.5일에 한 개층을 올릴 수 있는 공정계획표를 작성하고 공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시간단축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보장하여 부실공사를 피하기 위한 새로운 공법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을 앞당기려면 콘크리트를 빠른 시간에 고층으로 압송하는 방법이 최우선이었습니다.

고층부의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서는 건물 위로 콘크리트를 운반해야 합니다. 원치 운송법과 펌프 운송법이 있습니다.

원치 운송법은 콘크리트를 담은 통을 중간층까지 올린 뒤 다시 펌프를 이용해 타설 지점까지 압송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원치운송법은 안정적이지만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펌프 압송법은 펌프에 고압 가해 한 번에 압송하는 방법으로 빠르고 간편하지만 높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삼성물산은 펌프 압송법을 채택해 타워 최상부 철골 구조물을 뺀 380m 높이까지 파이프를 연결해 콘크리트를 압송했습니다. 이는 공사시간을 단축하기 삼성물산의 전략이었습니다.

사진: 당시 일본이 날조했던 기사

우리보다 35일 공사를 빨리 시작한 일본에게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워를 건설해서 올라가던 도중 건물이 25mm만큼 기울어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초 고층빌딩의 하단부 25mm는 상단부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옵니다.

일본은 해당 문제에 일본이 아닌 한국이 건설한 타워2가 기운 것이라고 날조했습니다. 결국  삼성과 극동건설에게 소송에 걸렸고 해외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유명 방송사 해외토픽 기사 방송까지 나가며 일본을 질타하자 일본은 꼬리를 내렸습니다.

공사 22개월째인 1995년 12월 오전 10시, 일본이 마지막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했고, 35일 늦게 공사를 시작해 삼성물산은 일본 측과 같은 높이로 따라잡았습니다. 오후 2시 우리 쪽에서도 타설이 시작됐습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건물 특성상 상층부에서 두 대의 크레인이 부딪힐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물산은 두 크레인 높이에 차이를 두어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은 타워크레인 두 대를 타설에 투입했고 일본은 타워크레인을 하나만 사용했습니다.

88층에 마지막 콘크리트가 부어졌고 일본보다  2시간 16분 빠른 기록을 세워 일본보다 빠른 기록을 세웠습니다. 공사 시작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승리의 기쁨이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했다고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건물 최상부 첨탑을 설치하는 공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첨탑을 세워야 세계 최고층 높이 452m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2개월 정도 작업이 소요되는 첨탑 설치의 핵심은 용접이었습니다. 일본은 자국에서 베테랑 용접기술자를 긴급 공수해오고 공법을 변경하면서 승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삼성물산도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습니다. 설날 휴가도 반납하고 전 직원이 현장에 상주했습니다. 마지막 며칠은 88층 꼭대기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72시간 공사에 몰입했습니다.

당시 스카이 브리지 리프팅 현장은 미국 CNN이 생중계할 정도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1996년 3월 6일 새벽 일본보다 10일 먼저 세계최고높이에 달성하게 됐습니다. 공사가 완료되는 순간 2대의 크레인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버저가 울려 퍼졌습니다.

삼성물산은 공사기간 내내 새로운 공법과 기술들을 탄생시켰고, 이후 초고층 부분 기술력을 국내외에 입증하며 세계적인 건설회사로 입지를 넓혔습니다.


[3줄 요약]
1.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대한민국과 일본 회사가 공동으로 지은 것이며 양측이 상대보다 빨리 건설하기 위해 경쟁을 펼침
2. 전 직원들은 휴가를 반납하며 공사에 매진했고 일본보다 10일 먼저 세계최고높이에 달성
3. 삼성물산은 공사기간 내내 새로운 공법과 기술들을 탄생시켰고 세계적 건설회사로 발돋음. 

[배문화 ⓒ세줄요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 및 보도자료 3linemail@gmail.com ]

다른 사람이 본 이야기

읽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