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시간에도 일한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원들, 7억 받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건

아파트 거래 가격이 최고가를 갱신할 때마다 기사화되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입니다.
70년대 강남 개발의 상징적인 주거단지입니다. 이 아파트가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경비원‘문제입니다.

2014년 10월,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이 분신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분신한 이유는 주민의 비인격적 대우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2018년 2월에는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경비원들이 입주자 대표회의를 상대로 체불임금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무급인 휴게시간 6시간 동안도 일을 해야만 했으니 임금을 제대로 달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경비원들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비원들의 휴게시간 중 근로 사실을 인정하고, 총 7억 3,7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아파트 측은 항소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근무시간이 06:00부터 익일 06:00, 24시간이다

지난해 3월 58살 경비원 김 씨가 과로사했습니다. 김 씨는 ‘휴게 시간에도 주차 관리나 분리수거, 민원 등 잡무를 해야 해 제대로 쉬지 못했다’며 아파트를 상대로 체불임금 소송을 진행 중이던 경비원 중 한 명입니다. 

김씨는 10년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했습니다. 지난해 3월 22일 새벽 6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일한 뒤 퇴근길에 갑자기 의식을 잃었습니다.

몸이 좋지 않다며 아내를 불러, 아내가 운전하는 차에 탄 채 쓰러졌습니다. 응급실로 향했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사인은 ‘급성 심근 경색’이었습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지난 해 8월, 김 씨의 죽음을 업무의 영향을 받은 ‘과로사’로 판정했습니다. 

휴게시간에도 근무한 경비원들

압구정현대아파트에서 경비를 하다가 퇴직한 김모씨 등은 입주자대표회의 대상으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일 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자판으로 확정했습니다. 파기자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원심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해 판결하기 충분하다고 판단해 직접 판결하는 것입니다. 

김씨 등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격일제 교대근무 방식으로 경비원 업무를 수행했는데 단체협약에는 휴게시간의 총량만 정해져 있고 휴게시간이 구체적으로 정해져있지 않았습니다.

경비원들은 보통 오전 10시 30분쯤 점심 도시락을, 오후 4시 30분쯤 저녁 도시락을 배달 받아 경비초소에서 식사하고 야간에는 초소 내 의자에 앉은 채 잠깐씩 잠을 잤습니다.

현대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해 이중, 삼중 주차를 하는데 안쪽 차량이 나갈 때 경비원들이 이중 주차된 차를 직접 운전해 차를 관리합니다. 또 빈 공간이 생기면 이중 주차 차량을 옮겨 놓는 등 주차 관리는 경비원 업무의 핵심이었습니다. 


운전면허가 없으면 경비원으로 취업할 수 없고 경비 초소 한쪽에 입주민 차량 키 보관함이 설치돼 있을 정도였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어 주차공간이 매우 협소해 단지 내 통로 이중주차와 단지 밖 불법주차가 많았습니다.

경비원들은 6시간으로 정한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데다 매월 2시간의 산업안전보건교육이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2017년 3월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8억 원대 임불체불을 청구하는 진정을 냈습니다. 

2018년 2월  노동청의 결론이 나지 않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휴게시간으로 규정된 시간에 제대로 쉬지 못해 일으했다’며 ‘휴게시간과 매달 2시간씩 받는 산업안전보건교육을 근무로 간주해 임금을 지급하라는’내용이었습니다. 

1심은 임금 일부가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주장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주장은 모두 기각해 경비원 46명에게 총 2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사실상 패소 판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에 업무를 수행한 것은 일부 인정되지만 그 빈도가 낮았고 대표회의가 휴게시간에까지 경비원들을 지휘·감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또 경비원들이 받았다는 산업안전보건교육도 실제로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습니다.

식사하시는 모습

이후 경비원 34명이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에도 제대로 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채 입주자 대표회의 지휘·감독을 받았다며 1심을 뒤집고”총 7억3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표회의가 휴게시간이라고 주장한 식사시간과 야간 휴게시간에 경비원들이 통상적 업무처리와 함께 주차대행 등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을 다수 처리했다고 보았습니다.

재판부는 “경비원들의 6시간 휴게시간은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 및 자유로운 시간 이용이 보장되지 않은 채 대표회의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며 근로시간에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대표회의는 이를 전제로 경비원들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매월 2시간의 산업안전보건교육 시간이 근로시간이라는 경비원들의 주장도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도 휴게시간과 산업안전보전교육 시간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다만 원심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연 20%의 지연이자 지급을 명한 부분을 파기하고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원심판결 선고일까지는 5%, 그 이후부터는 20%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파기자판했습니다.

민사소송법은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파기한 경우 소송기록과 1,2심 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해 판결하기 충분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사건을 직접 판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3줄 요약]

1. 압구정현대아파트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추가임금을 상대로 소송을 냄.

2.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에도 근무했으며 입주민들의 돌발성 민원을 처리했음이 인정됨.
3. 재판부는 경비원들에게 7억 37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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