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재개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충정 아파트’의 내부 모습

최초의 아파트

서울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로 올라가면, 충정로에 접해 있는 녹색 외관의 낡은 아파트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충정아파트입니다. 지하 1층, 지상 5층 총 1,074평에 총 41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1층은 모두 상가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아파트로 일제강점기인 1932년 준공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인 건축주 도요타 다네오에 의해 설계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도요타아파트’ 혹은 ‘풍전아파트’라 불렸습니다. 광복 후엔 미국 숙소로 사용됐습니다. 1975년 다시 아파트의 용도가 변경되며 충정아파트란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충정 아파트 외벽은 금이 갈라졌고 현판 위 타위들을 떨어져 외벽엔 자글자글한 금이 났습니다. 몇 년 전부터 생활하수가 건물 내벽 사이로 스며들어 실제로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아파트내부에서 사람이 생활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충정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로, 삼각형의 마당 삼면을 5층 건물이 둘러 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마당 한가운데에서 중앙 난방이 사용되는 굴똑이 높게 솟아 있었습니다. 

현관 앞 하수구를 덮은 장판을 걷으면 음식물 찌꺼기가 뒤섞인 하수를 볼 수 있습니다. 

충정아파트의 문제는 지하실입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충정아파트의 하수관은 막힌 지 오래입니다. 이 때문에 누수한 생활 하수가 지하실로 모두 모이게 되고, 지하실은 거대한 구정물 저장소가 됐습니다. 평소에 이 오수를 펌프로 끌어 올려 도로변 하수도에 버리는데, 최근 이 펌프가 망가지면서 상황은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녹슨 철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아파트 충정아파트는 4층 건물이었습니다. 충정아파트의 5층은 불법으로 증축되었습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무허가 건물을 올려 가건물인 5층에만 토지 지분이 없습니다. 그동안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던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충정아파트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입니다. 시멘트가 떨어져 철근이 노출된 곳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철근이 노출되면서 부식에 취약해져 건물의 내구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기에 안전하지 않은 충정 아파트는 면적 5㎡부터 118㎡까지 다양한 평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월세는 1000/40 투룸, 3000/50 쓰리룸의 매물이 나와 있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69㎡ 형이 5억 9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충정아파트 재개발

오래전부터 충정아파트에 대한 재개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재개발을 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주민 갈등입니다. 4층 이하 세대와 5층 세대는 보상금 문제를 두고 대립했습니다.

충정아파트 5층 주민들은 토지 지분이 없습니다. 기존 4층이던 충정아파트를 1961년 5층으로 불법 증축했기 때문입니다. 재개발 논의가 이뤄지면서 5층 주민들은 적절한 보상을 했지만, 4층 이하 세대들은 5층 세대는 지분이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지난 2019년 서울시는 충정아파트를 철거하지 않고 충정아파트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정비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근대 건축물의 중요 유적으로 가치가 있는 충정아파트를 문화시설로 변경하는 대신 해당 지구의 용적률과 아파트 층수에 상향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확정된 것은 아니며, 서울 도시관리계획위원회 심의 결과가 나오면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하지만 심의만 이뤄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주민들이 조합 설립을 반대하면 재개발 사업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민 A씨는 “여기서 몇 십 년 넘게 산 어르신들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새로 집을 구해서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 이분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충정아파트에는 47가구가 살고 있다. 대부분은 세입자들이지만 집주인도 일부 거주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을 염두에 둔 투자자와 오래 거주한 주민 간에도 의견은 엇갈린다는 뜻입니다.


[3줄 요약]

1.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인 충정아파트는 시설이 노후화됐지만, 아직도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음.

2. 충정아파트의 제일 큰 문제는 주민들의 안전
3. 오래전부터 재개발 논의가 나오지만, 주민 간의 갈등으로 인해 진행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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